[TOKYO2020] OBS (Olympic Broadcasting Services) 올림픽 BTP 면접 후기

2021. 8. 17. 16:59Life in Tokyo

나는 2021년 7월부터 8월까지 약 한 달동안, #도쿄올림픽 에서 #OBS 라고 하는 올림픽방송국(Olympic Broadcasting Services)에서 BTP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학생 인턴으로 일을 했다. 그리고 현재는 열흘정도 집에서 쉬면서, 패럴림픽 참가를 준비하고 있다. SNS에 올림픽 관련 사진을 올릴 때마다 수없이 물어온 질문들을 모아서 블로그에 정리하려 한다. 앞으로의 포스팅은 면접 및 실제 인턴을 하면서 어떤 일을 했는지 설명과 함께 그 기록을 남기고자 한다

 


1.  그래서, 이번 도쿄올림픽에서 어디에 있었다고?

→ BTP를 통해, OBS에서 인턴!

- OBS (Olympic Broadcasting Services) (=올림픽 방송 서비스) 란?

국제 올림픽 위원회의 방송사로, 판권을 구입한 방송사들에게 올림픽 대회 방송을 제공하며, 각 중계방송의 판과 판 사이에서 올림픽 표준 방송을 마련하고 있다. (위키백과)

→ 한마디로, 우리나라의 KBS가 올림픽 중계 방송 판권을 OBS로부터 구입하면 중계방송 송출이 가능하다는 말씀! 사실 중계권 뿐만 아니라, Mixed Zone에서 선수 인터뷰 및 현장 코멘터리, 기자회견 등 방송과 관련된 모든 활동은 오직 OBS 를 통해서 행해질 수 있다.

- BTP (Broadcast Training Programme) 란?

올림픽이 개최되는 도시의 대학생들에게 실전 경험 및 올림픽 게임이 어떻게 중계되는지의 트레이닝 경험을 제공하는 프로그램.

→ 특히 올림픽과 연관되는 기술자들은 각 분야의 최고들만 모이기 때문에, 경기 뒤의 일련의 과정에 참여할 수 있다는건 내가 앞으로 방송쪽으로 일을 하는 것과 상관 없이 학생 때 할 수 있는 상당히 귀중한 경험었다.

The OBS Broadcast Training Programme (BTP) provides

local university students with hands-on experience and insight into how the Olympic Games are broadcast.

Experience the Olympic Games from behind-the-scenes, alongside some of the best in the industry

- 1992년 도입된 BTP는 올림픽 개최국의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올림픽 방송 서비스에 대한 체계적이고 심도 있는 교육 및 현장 실습의 기회를 제공

- 전반적인 방송 시스템의 이해를 돕기 위한 세션뿐만 아니라 카메라, 중계영상관리, 음향관리, 방송중계 등 9개 직무 영역으로 나누어 해당 직무별 교육을 진행해 학생들이 보다 구체적으로 진로를 탐색

- BTP는 시각 커뮤니케이션이나 영상 프로덕션처럼 강의에서 배웠던 개념들이 어떻게 실무로 보강

- 학생들은 BTP나 인턴십과 같은 현장 실습에 참여함으로써 미디어 업계에 좀 더 친숙해지고, 각자 흥미에 맞는 현장 실습을 할 수 있도록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 졸업후 방송이나 마케팅 분야로 진출할 생각의 한 학생은 "영상과 음성들이 어떻게 방송국에 전송되는 과정 등을 이해하고 있고 해설실에 연결된 노트북을 통해 카메라를 제어하는 법 등을 경험, 앞으로 방송일을 하게 된다면 이 경험들이 많은 도움을 줄 거라고 생각한다"고 답변


2. 어떻게 참여하게 된거야?

→ 지역 대학교 OBS 설명회 + 공식 홈페이지 문의

원래라면, 개최국가의 대학생을 대상으로 약 2년 전쯤에 OBS 및 올림픽 관련 설명회를 행하는 듯 했다. 우리학교 역시 대상 학교로, 친구 말에 의하면, 2019년에 인근 대학교인 죠치대학교(Sophia University)에서 설명회를 하고, 간단 트레이닝까지 모두 마쳤다고 한다. 하지만 1년이 연기되고 코로나가 심해지는 바람에 참여 예정이었던 유학생들이 귀국하거나 참가 취소 의사를 밝혀, 공석이 많았다고 한다. 혹시 몰라 홈페이지를 통해 인사팀에 문의해보니, 아직 자리가 있다고 해서 직접 아래와같이 메일을 보냈고, 약 한 달 만에 캐주얼한 "Video call" 을 하자는 연락을 받을 수 있었다.

 

+여담1

면접 하니... 평창올림픽때 한양대학교에 가서 면접을 봤는데.. 그때 옆자리에 앉아있던 스페인어 포함 4개국어 능통한 외대 친구는 잘 지내려나.. 둘다 친화력 대박이라 올림픽때 꼭 보자 다짐했는데, 베뉴가 강릉과 평창이라 아예 만나지도 못했던...

+여담2

캐주얼 비디오콜 이라고는 했지만, 면접볼 때 한창 취활(취업활동, 취업준비)를 하고 있던 때라, 변변찮은 옷이 없어 집에 있던 와이셔츠와 검은 양복의 복장으로 임했다. 나중에 생각해보니 잘한것 같긴한데, 그때는 너무 무거운 느낌으로 준비했나 살짝 걱정도 되었다.

+여담3

알고보니 일본 친구들은 Pasona (パソナ) 라고 하는 구인사이트를 경유해서 온 사람들이 많았다. 내 계약은 OBS와 직접 맺은 프리랜서 계약이었다.

3.  면접은 어떤 느낌?

→ 화상면접! 친구랑 이야기하듯 편안한 분위기!

코로나의 영향으로 화상면접으로 봤고, 면접관은 평창올림픽 BTP 후기에도 몇 번 등장하셨으며 HR 쪽에서 계속 일하신 것 같은 Makoto 상이 담당하셨다. 역시 자유로운 분위기의 외국기업이라 그런지, 면접이라는 느낌보다는 외국인 친구와 이야기하는 것처럼 편안하게 면접에 임했다. 그래도 면접은 면접인지라, 내가 예상한 질문이 몇 개가 나와서, 미리 준비하길 잘했다 싶었다. (평창 올림픽때 받은 질문들 상기시키면서 준비했다)

(1) 자기소개

→ 자기소개는 간단하게 학교, 전공, 이름 얘기하고 평창올림픽 믹스드존에서 자원봉사활동 했던 경험을 이야기했다.

→ 구체적으로 어느 팀 소속에서 어떤 일을 했는지 물어봤기에, 알펜시아 슬라이딩센터에서 언어서비스팀 (LAN) 소속으로 한국어-일본어 통역 자원봉사를 담당했다고 이야기했다.

(2) 참여하고 싶은 이유는? (=지원동기)

→ 지난번 평창 올림픽에서의 경험이 일단 너무 좋았고, 앞으로도 올림픽 관련된 일에 종사하고 싶기 때문이다. 도쿄올림픽에서 일하고 싶어서 평창올림픽 이후 부터 일본어와 영어 공부를 정말 열심히 했고, 올림픽 관련한 봉사활동및 각종 국제적인 대외 활동을 해왔다.

(3) 좋아하는 경기 종목은?

→ 양궁, 태권도, 조정

(4) 위기대처 능력 (→ 이부분은 질문으로 안 들어왔으나, 혹시몰라 준비했다)

→ 동아제약 프로젝트 진행했을 때, 캐나다 유학했을 때, 기숙사 사감일을 하며 유학생들을 도왔던 이야기 등 혹시몰라 3가지를 준비했다.

(5) 지난 올림픽에서 가장 힘들었던&아쉬웠던 부분? (→ 이부분은 질문으로 안 들어왔으나, 혹시몰라 준비했다)

- 새벽 근무

경기 특성상 얼음이 잘 만들어지는 시간대에 경기가 진행되다보니,

- 날씨

강원도는 한국의 시베리아로 불릴정도로 추운 지방이었는데다가, 산 정상의 야외에서 이루어진 경기였기 때문에 매일매일이 -30~40도의 날씨에서 살아남는 것이 과제였다. 추운 날씨에 익숙해지는게 큰 과제였다.

- 스포츠에 대한 지식 부족

사실 평창올림픽에 참가했을 때에는 스포츠에 대해 관심이 있다기보다는 국제이벤트에서 내 언어능력을 살리고 싶다는 생각이 더 컸다. 따라서, 실제로 근무를 하면서도 전문용어를 잘 몰라서 통역하면서 어려움이 많았는데, 이번 올림픽에서는 그 부분을 보완하고 싶다.

- 언어능력 부족이 가장 아쉽다고 생각

당시에는 일본 생활한지 3년도 채 안되었을 때였기에, 일본어 실력이 상당히 부족했는데, 이 부분은 지난 2년동안 열심히 보강해왔다.

(5) 궁금한 점이 있는지?

- 대회 관계자들 백신 접종에 관하여

→ 면접을 봤을 때는 아직 백신을 맞기 전이라, 확진자 관련해서 스태프들에게 어떤 지원을 해줄 수 있는지가 궁금했다. 그래서 백신을 맞을 수 있는지, 혹은 맞아야 하는지에 대해 물어봤더니, 관련 안내는 확정된 후 알려주겠다고 했다. 결론적으로 보면 OBS 에서 도쿄도와 연계해서 백신을 맞게 해주었으니, 이 부분에 대한 명쾌한 답이 제시된 셈!

(6) 학업 방해가 되지 않는지? 언제부터 일할 수 있는지?

→ 4학년 1학기로, 현재 수업을 3개 듣고 있음. 올림픽 기간중에는

→ 좀더 길게 일하려면 7월부터 일하는 옵션도 있다고 해서, 교수님께 말씀드려 기말고사 대신 레포트로 학업을 조정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답변했다.

(7) 현재 일본 비자/거주/그 외 금전적 혹은 의료적 지원이 필요한지?

→ 현재 학생비자로 도쿄 도내에서 거주하고 있으며, 비자는 졸업 이후 3개월 추가해서 유효한다고 이야기했다. 금전적 혹은 의료적 지원은 필요없으나 교통비 지원이 되면 좋을 것 이라고 이야기했다. 이 부분도 근무 시작 전에 도쿄 올림픽 관련 모든 대중교통(버스/지하철/전철)을 이용할 수 있는 패스권을 제공받았으니 해결!

(8) 취업활동 및 졸업 후 진로에 관하여?

→ 그 당시에는 아직 한국으로 돌아가는 진로가 정해져있지 않았기 때문에, 현재는 오픈된 상황이라고 답변했다. 방송 혹은 마케팅쪽 진로도 긍정적으로 고려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4. 면접 결과는?

→ 당연히 합격!

나는 가능하면 오래 일하고 싶었기에, 조금 기다려도 좋으니 길게 일할 수 있는 포지션으로 연락주시면 감사할것 같다고 말씀드렸다.

그리고 당시에는 아직 교수님들께 학기중 올림픽으로 인한 결석에 대해 말씀드리기 전이었기 때문에, 이 부분도 조정한 후 연락드리겠다고 마무리 했다.

분위기상 거의 합격이지만, 어디에 배치되느냐의 문제같은 느낌이어서, 가족들에게만 "면접 잘 끝났다"고 말하고, 정식으로 오퍼를 받기 전까지는 들뜨지 말자고 스스로 다짐했다. 참고로 합격 invitation은 면접 후 약 2주 후에 아래와 같이 도착했다.

당시 취준때문에 멘탈이 유리조각처럼 깨지던 시기였는데, 인비테이션 메일을 받고 하루종일 신나했던 기억이 난다.

잠시동안이지만 적어도 어딘가에 소속될 수 있다는 점, 평창이 내 인생의 터닝포인트였던 것 처럼, 도쿄도 내 인생의 또다른 터닝포인트가 될 것 같다는 기대감이 들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