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평창 올림픽을 되돌아보며 (2) 사전연수(직무연수)

2020. 5. 2. 22:10Olympics

올림픽 봉사활동을 위해 대학교 기숙사에서 지내면서, 묘하게 기숙사 생활을 했던, 내게 첫 기숙사 생활을 선사해주었던 풋풋한 그 때가 생각나면서 여러 감정이 뒤섞여 있었다. 

 

오늘은 사전연수(직무연수)에 대해서 쓰려고 한다. 

당시 나와 우리팀의 써니씨(가명)는 해외에 있어서 전년도에 있었던 단체연수와 직무연수에 참가하지 못했다. 이런식으로 올림픽 위원회와 담당 팀은 해외에 사는 사람들을 위해 개막식 직전 혹은 근무 직전에 간소하게 연수를 진행한다. 근데 한국에 있었던 연수에 참가했던 다른 팀원들 말에 의하면 연수의 퀄리티가 그렇게 높지는 않았다고 한다. 사람이 워낙 많아서 그런지.. 게임 위주로 가서 라이트한 분위기였다고! 

 

오전 일찍 연수를 위해 출근! 식당에 가면 오전 일찍이나 오후 늦게 근무하는 봉사자를 위한 간식이 늘 놓여있었다. 

직무연수는 원주의 기숙사에서 1시간 떨어져있는 평창에서 오전 일찍부터 열렸다. 평소라면 절대 일어나지 않을 오전 6시 반에 졸린 눈을 비비며 준비를 했던 기억이 난다. 당시 옆방이었던 써니씨한테 "내일 같이가... 꼭 깨워주기에용...." (아직 안 친해서 반존댓말 쓰던시절..) 라고 서로 신신당부를 하며 뜬눈을 지새웠다. 결과적으로 둘다 지각 않고 무사히 도착! 

 

현재는 기념재단으로 바뀌었다 위치는 아래와 같음! 언젠가 다시한 번 가보고싶다. 

올림픽 이후에 평창 올림픽&패럴림픽 조직위원회가 어떻게 되었는 지 관심을 가지고 생각하지 않았는데, 올림픽 기념재단을 설립하여 유산으로써 남겨두는 것 같다. "평창동계올림픽 유산의 발전적 계승 및 활용, 동계스포츠 저변확대 등 기념 재단의 비전을 위해 이제 막 한발자국을 내딛었다." 대회 기간 중에는 한국의 그 어떤 곳 보다도 가장 바빴을 곳이, 이제는 추억의 저편으로 저물어가는 게 조금은 아쉽기도 하다. 

 

관련기사:"2018 평창 기념재단, 평창올림픽 유산사업 본격 추진"  https://www.edaily.co.kr/news/read?newsId=01318566622484984&mediaCodeNo=258

 

2018 평창 기념재단, 평창올림픽 유산사업 본격 추진

2018평창 기념재단이 평창동계올림픽 유산사업을 본격 추진한다.기념재단은 지난 1일 오전 10시 30분 강원도 평창군에 마련된 기념재단 사무소(구 2018평창올림픽 조직위원회 주사무소)에서 재단 현판식 및 제3차 이사회를 열고 선임직 이사 5명을 선임함과 함께 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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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이후 한국 빙상연맹은 서울에서의 2020 피겨스케이팅 4대륙 선수권대회 유치해 성공했다.(2020/02/04~02/09) 다행히도 코로나가 터지기 직전이여서 개최가 가능했던 것 같다. 하지만 개최장소는 강원도가 아니라 서울이었다. 그리고 평창올림픽의 개/폐회식장은 성화대만 남기고 철거되는 등 올림픽이 끝난 후 강원도의 스포츠, 경기 시설들이 십분 활용되지 않는 것 같아 아쉬움이 남는다. 내년 있을 도쿄 올림픽은 친환경올림픽을 지향하고 있는데, 과거 나가노 올림픽이 열렸던 경기장 유지 및 활용이 어려워 결국 철거되었던 그런 전차는 또다시 밟지 않았으면 한다. 

 

 

아무튼, 다시 연수 이야기로 돌아가고자 한다.

나랏일을 담당하시는 분들이 앉을 것 만 같은 고풍스러운 분위기의 회의실에서 사장님 의자에 앉으면서 나눠주신 과자랑 음료 먹으면서 간단하게 연수에 대해 설명을 들었다. (부담없고 즐거운 분위기) 다른 팀에서도 해외에 있어서 못 온 봉사자들이 연수에 참가하여 서로 자기소개를 포함한 간단한 인사를 나눴다. 참가자들은 피겨스케이팅, 슬라이딩, 스키점프와 같은 다양한 근무지에서 왔으며, 독일어, 영어, 중국어, 일본어를 구사할 수 있는 다재다능한 사람들이었다. 아리아리!를 시작으로 연수의 주 내용은 통역봉사자로서의 마음가짐, 근무태도, 주의사항 등에 관한 것이었다. 

 

조직위원회 건물에서의 연수가 끝나고, 본격적으로 통역봉사자들이 주로 활동하는 평창의 메인프레스센터(MPC)로 현장 견학을 다녀왔다. 

출근할 때마다 여기 정류장에서 하차한 후, 내 근무지까지 30분씩 등산을 해야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추운 날씨에 용케도 다녀왔다..) 

 

미디어를 관리하던 MPC(Main Press Centre) (우) MPC1 

전 세계에 평창올림픽의 영웅들의 소식을 발빠르게 전하는 중요한 국제, 지역 언론들! 

올림픽 기간 중 전 세계 2900개 이상의 언론사들이 거쳐가며 24시간 운영되었다고 한다.

아래 처럼 기자회견장과 같은 언론, 방송 통신과 관련한 최신 설비가 구비되어있었다. 

 

처음보는 광경에 눈이 휘둥그레져서 사진을 많이 찍지 못해서 별로 남아있지 않지만, 아래 기자회견장의 사진은 가지고 있었다! 

선수들이 기자회견을 열 때 이용하는 공식적인 장소가 되겠다. 참고로 기자회견은 6개언어로 동시통역된다고 한다. 

 

(좌) 기자회견장 (우) 출처: https://www.olympic.org/news/pyeongchang-2018-main-press-centre-opens

 

실제 아래 첨부한 동영상에서 윤성빈선수가 남자 스켈레톤 경기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뒤의 기자회견을 메인프레스센터의 기자회견장에서 한 것을 볼 수 있다. 

 

출처 강원도민 유투브: https://youtu.be/3-4bsKuE2IM 

(좌) 메인프레스센터 근처의 총알맨(aka. 모루겟소요) (우) 메인프레스센터에서 보이는 스키 경기장(?) 

 

 

오늘의 여담) 

연수 끝나고 기숙사에서 쉬고 있던 다른 팀원들이랑 같이 노래방을 갔다. 우리팀은 유독 흥부자가 많았던 것 같다. 다같이 여행가거나 먹으러가거나 노래방에 가는 등 자주 모이곤 했다. 아래는 우리팀의 누군가가 코인노래방 기계에 만 원짜리를 천 원짜리인 줄 알고 넣은 결과 ㅋㅋㅋㅋㅋㅋㅋ 노래방 사장님 불러서 환불받았다ㅋㅋㅋㅋㅋ 

코인노래방에 만 원을 넣으면 생기는 일 

 

평창 올림픽이 있고 벌써 2년하고 3개월로 접어드는 데, 더 부지런히 작성해서 선명하게 기록할 수 있게 해야겠다. 가끔 지나가다 "엇! 저도 평창올림픽 관련해서 이러이러한 일 했었어요" 하는 사람을 우연히 만나면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다. 조금 서먹할 수도 있었던 분위기가 갑자기 화기애애해지며 "그때 정말 대단했죠!", "하길 잘 한 것 같아요!" 라고 자랑스럽게 얘기할 수 있는 이벤트를 내 인생의 소중한 일부로 가지고, 그때는 몰랐던 인연을 다시 다른 형태로 만날 수 있다는 것 자체로도 너무 신기하고 감사하다. 

 

오늘은, 여기까지.. 아리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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